서양 종이는 통나무에서 수피를 벗긴 후 목재(2차 목부에 해당함)에 포함되어 있는 도관, 가도관, 목부 섬유를 분산시켜 펄프를 만들어 제조하고, 한지는 수피에 포함되어 있는 사부 섬유(인피섬유)를 분산시켜 제조한다.
서양에서 예전에는 목화(cotton)로 만든 낡은 옷이나 리넨(넝마)을 재활용하거나 대마(hemp)를 이용하여 종이를 만들었다. 목화는 섬유소로 되어 있는데, 예전에 서양에서 직조물의 주원료였으며, 지금도 고급 종이를 만드는 원료로 쓰이고, bond paper라고 부른다.
프랑스의 곤충학자가 목재를 씹어서 만든 말벌집 표면에 글씨가 잘 써지는 것을 관찰한 후 19세기 초에 독일에서 목재를 갈아 펄프(pulp)를 만드는 현대식 종이의 제조법을 발명했다.
* 서양 종이
1. 통나무의 껍질을 벗긴 후 목재를 작은 조각으로 만들어 리그닌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는 리그닌을 제거한 후 목재의 주성분인 도관, 가도관, 목부 섬유를 분산시켜 종이를 만든다.
2. 내수성(흡습 방지)을 높이기 위하여 로진(rosin)과 알룸(alum) 등을 첨가하고, 인쇄성을 높이기 위해 백토를 혼합하여 만든다.
3. 서양 종이는 알룸(황산알루미늄)으로 인하여 산성을 띠고, 햇빛에 의하여 쉽게 산화하기 때문에 200년 이상 오래 보관할 수 없다.
* 한지
1. 수피 내에 포함되어 있는 사부 섬유를 이용하여 만든다.
2. 서기 105년 후한시대 채륜이 처음으로 수피의 섬유를 사용했다. 이 기술은 백제에 전수되었고 후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3. 닥나무, 삼지닥나무, 뽕나무의 수피에 있는 사부 섬유(인피섬유라고도 함)를 추출해 만든다. 수피를 양잿물(수산화나트륨)에 담아서 끓이면 모든 세포와 조직이 붕괴되고 강인한 인피 섬유만 남는다.
4. 한지는 알칼리성 종이이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또는 미생물에 의하여 산화되거나 부패되는 속도가 느려 천 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
참고서적 : [문답으로 배우는 조경수 관리지식 (이경준 저)]